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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뭉쳐야 돕는다!" 박태환'연탄3000장' 훈훈한 나눔의 현장[위크엔드스토리]
조회수 : 812 등록일 : 2021-12-07 11:48:58

https://n.news.naver.com/sports/general/article/076/000381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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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레전드' 박태환(가운데)과 팬클럽 '태환전설' 운영진 최예린(왼쪽), 윤정연씨가 지난 4일 인천 서구 석남동 절골마을에서 '박태환 수영과학진흥원' 사랑의 연탄나눔 봉사 중 3000장째, 마지막 연탄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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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힘든 시기, 따뜻한 겨울을 나시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수영 레전드' 박태환)

'대한민국 수영 레전드' 박태환(32)이 지난 4일 오전 9시 인천 서구 석남동 절골마을에서 사랑의 연탄나눔 봉사에 나섰다. 박태환 수영과학진흥원(이하 진흥원) 원장 자격으로 솔선수범하는 연탄봉사는 이번이 두 번째. 지역 사회의 뜻있는 기업인, 체육인들과 함께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 체육꿈나무 육성 및 장학금 지원, 선진수영 프로그램 보급 등을 목표로 비영리 사단법인을 설립한 지난 2019년 이후 2년만이다.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해 연탄나눔을 하지 못했다. 아쉬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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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흥 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 후원회장(더불어민주당의원·인천 서구갑)과 박태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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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주말 이른 아침, 김장성 진흥원 이사장, 김교흥 후원회장(더불어민주당의원·인천 서구)을 비롯해 회원, 사무국 직원 등 30여 명이 집결했다. '박태환 수영과학진흥원' 로고가 새겨진 푸른 조끼를 일사불란하게 나눠입고 검은 앞치마로 무장하자마자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인천지부와 함께 하는 연탄 3000장 배달 미션이 개시됐다.

절골마을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홀몸노인 등 10가구에 각 300개씩 3000장의 연탄을 배달하는 작업. 진흥원 회원 가족, 아이들이 함께 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은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침잠을 설치며 연탄 봉사에 따라나선 초등학교 5학년 이서우양은 "연탄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좀 힘들었지만, 뿌듯했어요. 박태환 선수랑 같이 하니까 신기했어요"라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소문난 '조카바보' 박태환도 조카 (김)태희(9), 태은양(7)과 동행했다. 좁고 가파른 골목에 자리잡은 3층 옥탑방, '박태환 조카'들이 스타트를 끊은 1층부터 30여 명의 긴 인간띠가 형성됐다. 가장 높은 3층에서 간격이 벌어지자 팔다리가 제일 긴 '박태환 원장'이 겅중겅중 큰 걸음으로 빈공간을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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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직접 배달하는 연탄을 받게된 마을주민 이성순씨(54)는 "드릴 게 이것뿐"이라며 귤 바구니를 선뜻 꺼내놓았다. "연탄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장당 1000원을 넘는다. 우리집은 오르막이라 기본 200~300장 아니면 배달도 안해준다. 허리디스크로 일도 못나가 걱정이 많았는데 박태환 선수 덕분에 따뜻한 겨울을 나게 됐다"고 했다. "나도 배드민턴 선수를 했었는데…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게 해주셔서 너무 고맙다"며 연신 감사를 전했다. "TV보다 훨씬 잘생긴" 박태환과 사진도 찍었다는 이씨는 다음 '미션'을 위해 이동하는 박태환 일행에게 "직접 딴 은행"이라며 정성 담은 선물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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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 박태환(왼쪽)이 지난 4일 인천 서구 석남동 절골마을에서 사랑의 연탄나눔 봉사에 참가한 '태환전설' 팬 윤정연씨에게 연탄을 건네받고 있다.
이날 연탄나눔 봉사엔 박태환의 오랜 팬클럽 '태환전설' 팬들도 동참했다. 박태환이 팬들과 나란히 서서 연탄을 나르며 안부를 챙기는 모습이 훈훈했다. 2013년 인천전국체전부터 9년째 '찐팬' 윤정연씨(36)가 "연탄 봉사는 난생 처음이에요. 힘들긴 한데 보람 있어요. 박태환 선수와 함께 할 수 있어 더 뜻깊은 것같아요"라고 하자 박태환이 "우리 팬들 내일 다 앓아누울 것같다"며 싱긋 웃었다. 또다른 팬, 최예린씨(23)는 오전 7시 충남 서산에서 2시간 차를 몰고 달려왔다. "초등학교 때 베이징올림픽을 보고 박태환 선수의 팬이 됐다. 2019년 선수 생일 때 보고 오늘 2년만에 만났는데, 선수를 만난 것도 좋고 뜻깊은 일을 함께 해 더욱 좋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하시면 좋겠고, 팬들도 함께할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 '수영 팬심'도 감추지 않았다. "몸관리 잘하시고, 경기장에서도 보고 싶어요. 수영장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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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인근에서 연탄 봉사를 하던 가림고 샤프론-프론티어봉사단은 '박태환이 왔다'는 소식에 난리가 났다. "진짜 박태환이다!" "정말 잘생겼다!" 하이톤 비명이 쏟아졌다. 박태환이 환한 미소로 단체사진 요청에 응했다. 연탄 봉사 후 스타와의 깜짝 만남, 몸도 마음도 따뜻해진 소년, 소녀들이 엄지를 치켜들고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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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 회원 30여 명이 지난 4일 인천 서구 석남동 절골마을에서 사랑의 연탄나눔 봉사 중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제 거의 다 끝나가요. 12장 남았어요" 지칠 줄 모르는 박 원장이 씩씩한 목소리로 회원들의 마지막 파이팅을 독려했다. 끝날 것같지 않던 3000장의 연탄 나눔은 정오가 다 될 무렵 끝이 났다.

박태환 원장은 "코로나 때문에 온 국민이 힘들어하는 시기에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어 뜻깊었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시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 오늘뿐 아니라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지속적으로 좋은 일에 참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지막 순서는 진흥원 식구들의 단체 촬영, 연탄가루를 얼굴에 묻힌 채 뿌듯한 나눔의 미소와 함께 "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 파이팅!"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김장성 진흥원 이사장은 "회원들이 추운 날씨에도 많이 참여해주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해 주셔서 기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박태환 원장은 선수로서 눈부신 재능으로 국가를 빛냈고, 지금은 수영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위한 연탄나눔 봉사, 장학금 지원 등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면서 "인천을 넘어 전국 각지로 봉사활동을 더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전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