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 인천서 새로운 도전 나서는 '마린보이' 박태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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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669 | 등록일 : 2021-02-15 10:57: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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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박태환. 수영으로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이름이다. 그 이름 때문에 비인기 종목인 수영을 보겠다는 사람들이 아침, 저녁 할 것 없이 TV 앞으로 몰려들었다. 박태환 선수는 2006년 도하아시아게임 자유형에서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금메달과 은메달을 잇따라 따냈고 박태환이라는 이름 석 자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수영 전설이 됐다. 수영 선수로 황금기인 20대를 보내고 30대로 접어든 박 선수는 아직도 마린보이다. 이제는 수영장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넘어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그가 인천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태환과 인천 “인천이라는 도시는 제가 정이 많이 든 곳이에요.” 박 선수에게 있어 인천은 어떤 곳이냐며 던진 질문에 곧바로 되돌아온 답이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인천시체육회 소속으로 뛰었다. 이후 유정복 인천시장 시절 다시 돌아와 지난해까지 인천 소속이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인천공항을 수도 없이 드나들었죠. 그렇게 처음 접한 것이 인천이었고요. 이후 시 체육회 소속으로 활동했습니다. 인천과 인연을 맺고 나서 친구들과 소래포구며 을왕리해수욕장 등도 놀러 가고 했죠. 개인적으로 양꼬치를 매우 좋아하는데 차이나타운도 한번 가고 싶어요. 거기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수영경기가 열린 문학박태환수영장은 그의 인생에 있어 인천을 너무나 각별한 도시로 만들었다. “선수에게 있어 자신의 이름을 딴 경기장이 있다는 건 정말 너무나 큰 영광입니다. 무엇보다 아시안게임경기장에 자신의 이름이 걸린다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이죠. 당시 아시안게임 홍보대사로도 활동했었는데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습니다.” 현재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는 수영 종목 국가 대표선수를 선발하는 경기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그가 올해 사단법인 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을 설립하고 원장으로 인천에 터를 잡았다. 진흥원은 체육 꿈나무 육성과 장학금 지원, 선진 수영 프로그램 연구·보급, 소외계층 및 사회적 약자 지원 등을 목표로 인천지역 기업인들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박 선수는 이곳 원장으로 또 자비로 만든 송도 박태환수영장 운영 등으로 인천에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진흥원 인사들과 함께 인천지역 봉사활동을 다니는가 하면 지역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수영교육을 벌이는 등 인천과 호흡하고 있는 셈이다. “숭의동에서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도 하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인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내년에는 인천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어요.” ▲새로운 도전, 박태환수영장 박태환 선수는 올 7월 자비를 털어 인천 연수구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박태환수영장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수영 교육을 진행 중이다. 1주일에 4∼5번 정도 박태환 선수가 직접 방문해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이곳은 바로 선수 생활 이후 그가 꿈꾸는 새로운 도전의 장이기도 하다. “세월호 사건이며 헝가리 유람선 전복사고 등 공교롭게 물과 관련된 사건사고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고 큰 상처를 받았다고 봐요. 제가 수영선수이다 보니까 이런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 고민하다가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직 수영관련 교육체계가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친구들이 수영을 하고 싶어도 마음껏 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사실 운영 초기인 데다가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영이라는 기술은 어렸을 때 배우면 평생 갑니다. 건강은 물론 자기방어에도 좋고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수영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는 수영 선수를 목표로 하는 친구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고민 중이다. 현재 영유아 중심 교육을 넘어 선수 육성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송도 박태환수영장은 제게 사실 사업 아닌 사업이 됐어요. 하지만 프랜차이즈화 방식은 하지 않을 겁니다. 유명 선수의 이름을 보고 찾아가면 막상 그 이름의 주인공은 없잖아요. 하지만 저는 제가 감당 가능한 만큼만 내실 있게 운영하고 싶어요. 제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수영장에 많은 분은 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그럼 제가 있어야죠.”
▲30대 박태환 “올해로 32살이에요. 유치원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으니까 제 인생의 90%를 수영장에서 보냈네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면 올림픽 금메달은커녕 아마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물속에서 20대 황금기를 보낸 그는 수영 선수로 지낸 시간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수영 선수 박태환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어요. 열심히 운동도 했고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따고 많은 관심과 사랑도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수영선수 타이틀보다 박태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아서 고민입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아 또 다른 목표를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지금 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도쿄올림픽 도전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현재 재활 중입니다. 도쿄올림픽에 나가는 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가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제가 스스로 판단할 때 모든 준비가 완벽하다고 느낄 때가 될 거예요.” 평범하지만 여전히 평범하지 않은 30대 청년 박태환. “수영은 선수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제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겁니다. 또래들처럼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고 제가 운영하는 수영장도 잘 됐으면 좋겠고요.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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